규제 폭탄과 빅테크의 공습, 2026년 PG 업계 생존법
정산자금 의무 예치부터 AI 뱅크 경쟁까지
여는 글
PG사 백오피스 개발자로서 최근 뉴스들을 보면 한숨과 탄성이 동시에 나온다. 안으로는 정부의 규제가 숨 쉴 틈 없이 조여오고, 밖으로는 유통 공룡과 인터넷 은행들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규제가 강화됐다”는 뉴스로 읽을 게 아니라, “이제 기존 방식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주 핀테크 이슈들을 통해 PG 업계가 마주한 현실을 짚어본다.
1. 규제: ‘신뢰’의 비용이 청구되었다
‘티메프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에 대한 규제가 쏟아지고 있다.
- 정산자금 100% 외부 예치: 내년 12월 60%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100% 의무화된다.
- 리스크 관리 의무: 상위 PG사가 하위 PG사의 재무 건전성까지 직접 평가해야 한다.
개발자 입장에서 이는 곧 ‘백오피스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을 의미한다. 정산 자금을 실시간으로 분리하여 외부 신탁 기관 API와 연동해야 하고, 하위 가맹점의 리스크를 모니터링하는 FDS(이상거래탐지) 시스템도 고도화해야 한다.
중소 PG사들은 “대응할 상품도 인력도 없다”고 호소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다. 규제 준수 비용(Compliance Cost)을 감당할 수 있는 체급만이 살아남는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2. 경쟁: ‘쿠팡페이’라는 메기의 등장
규제만 문제면 차라리 낫다. 경쟁자들의 체급이 달라졌다. 쿠팡페이가 내년 1분기 외부 결제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이미 쿠팡 내 락인(Lock-in) 효과로 업계 2위 매출을 기록 중인 그들이 외부로 나온다면, 기존 ‘네·카·토’ 3강 체제는 ‘4강’으로 재편될 것이다.
기존 PG사들은 단순히 결제 창만 띄워주는 역할(Gateway)에 머물러서는 승산이 없다. 빅테크들은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대출, 상품 추천까지 연결하며 가맹점을 빨아들이고 있다. 우리도 결제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3. 돌파구: ‘AI’로 생산성 혁신하기
그렇다면 답은 어디에 있을까? 인터넷 은행들의 행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최근 AWS 기반 생성형 AI를 도입해 ‘코드 리뷰’, ‘마케팅/법률 검토’, ‘SQL 생성’ 등 4건의 혁신금융 서비스를 지정받았다.
주목할 점은 이 AI들이 ‘고객 응대용’이 아니라 ‘내부 생산성 향상용’이라는 것이다.
- 개발자가 짠 코드를 AI가 리뷰하여 버그를 줄인다.
- 복잡한 규제 법안을 AI가 검토하여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줄인다.
규제로 인해 늘어나는 업무량을 사람을 더 뽑아서 해결할 수 없는 시대다. 결국 PG사도 백오피스 업무에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해 ‘적은 인원으로 더 안전한 시스템’을 굴리는 것만이 살길이다.
맺는 글
2026년은 PG 업계에 있어 ‘생존’이 키워드가 될 것이다. 정산 시스템을 뜯어고쳐 규제를 준수하는 것은 기본(Default)이고, AI를 통해 내부 효율을 극대화하며 빅테크와 차별화된 무기를 찾아야 한다.
변화의 파도가 높지만, 개발자로서는 할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 유지보수가 아니라, ‘규제를 기술로 해결(RegTech)’하고 ‘AI로 업무를 혁신’하는 경험을 쌓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