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여신금융협회가 이달 중 스테이블코인 2차 TF를 가동한다는 소식입니다. 9개 카드사가 모두 참여하며, BC카드는 이미 USDC 결제 실증 사업을 완료했습니다. 동시에 카드사들은 테크 조직을 강화하는 인사 개편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핀테크 개발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카드업계 스테이블코인 TF의 현황

1차 TF에서 한 일

지난해 진행된 1차 TF의 성과를 정리하면

분과 주요 활동
제도 분과 여신전문금융업법 내 스테이블코인 업무 수행 가능 여부 검토
기술 분과 외부 전문가 자문, 기술 구현 방안 논의
공동 활동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 30건 공동 출원

흥미로운 점은 상표 30건 공동 출원입니다. 아직 법적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상표를 선점한 것은, 카드업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2차 TF의 핵심 과제

이번 2차 TF에서 다룰 내용은 더 구체적입니다.

  1. 스테이블코인 카드 결제 시스템 설계
  2. 가맹점 대금 정산 프로세스
  3. 스테이블코인 체크카드 도입 검토
  4. 개념 증명(PoC) 작업 본격화

특히 “스테이블코인 체크카드”라는 개념이 흥미롭습니다. 기존 카드 단말기에서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가능하게 한다는 것인데, 이는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새로운 결제 수단을 도입하겠다는 전략입니다.

BC카드의 USDC 실증 사업 분석

BC카드가 코인베이스, DSRV와 협업해 진행한 실증 사업은 주목할 만합니다. 기존 카드 승인·정산망에 디지털 선불카드 형태로 편입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추정되는 시스템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flowchart TD
    A[사용자 USDC 지갑] --> B[스테이블코인 → 선불카드 충전]
    B -->|환율/수수료 적용| C[BC카드 선불카드 잔액]
    C --> D[기존 카드 승인망]
    D --> E[가맹점 단말기]
    D --> F[정산 시스템]
    F --> G[가맹점 원화 정산]

이 방식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존 가맹점 인프라 활용: 새로운 단말기 설치 불필요
  2. 카드사의 역할 유지: 승인·정산의 게이트웨이 역할
  3. 규제 리스크 최소화: 선불카드라는 기존 프레임워크 활용

개발자 관점에서 이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 실시간 환율 적용 로직: 스테이블코인 → 원화 변환 시점의 환율 처리
  • 지갑 연동 API: 외부 가상자산 지갑과의 연동
  • 정산 배치 시스템: 스테이블코인 기반 거래의 원화 정산

카드사 테크 조직 재편의 의미

2025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롯데카드 297만 건, 신한카드 19만 건 등) 이후 카드사들의 조직 개편이 눈에 띕니다.

주요 카드사별 변화

카드사 변화 내용
KB국민카드 테크그룹 부사장급 격상, 배주식 전무 부사장 승진
신한카드 윤승원 상무를 테크부문장 겸 고객정보관리인으로 선임
우리카드 마케팅본부와 디지털본부를 단일 임원 체제로 통합

특히 신한카드의 “테크부문장 겸 고객정보관리인” 겸직은 의미심장합니다. 보안 거버넌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단일 라인에서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다음을 시사합니다.

  1. 보안이 더 이상 IT 부서의 하위 업무가 아님
  2. 데이터 기반 사업(마이데이터, AI 신용평가)의 리스크 관리 일원화
  3.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의 위상 강화

왜 테크 조직인가?

카드업계 관계자의 발언이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테크 조직이 지원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사고 대응과 신사업 성과까지 함께 책임지는 위치가 됐다”

이는 핀테크 분야에서 개발/보안 역량이 비즈니스 경쟁력과 직결됨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카드업계에 위협인 이유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카드사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존재적 위협입니다. 그 이유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면

현재 카드 결제 구조

flowchart LR
    A[소비자] --> B[카드사]
    B --> C[VAN/PG]
    C --> D[가맹점]
    B --> E[가맹점 수수료 1.5~2.5%]
    E --> F[카드사·VAN·PG 수익]

스테이블코인 결제 구조 (이론적)

flowchart LR
    A[소비자 지갑] --> B[블록체인 네트워크]
    B --> C[가맹점 지갑]
    B --> D[네트워크 수수료만 발생]
    D --> E[중개자 불필요]

카드사가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관문 역할”을 자처하는 것은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를 막기 위한 생존 전략입니다.

개발자에게 열리는 기회

이러한 상황에서 개발자가 주목할 영역을 정리하면

1. 기존 금융 인프라 + 블록체인 연동

BC카드 사례처럼 기존 시스템(카드 승인망, POS)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필요한 역량

  • 레거시 금융 시스템(ISO 8583 등) 이해
  • 블록체인 노드 운영 및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 실시간 데이터 파이프라인 설계

2. 규제 준수(Compliance) 자동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KYC/AML, 거래 한도 관리, 세무 보고 등이 필수입니다. 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 개발 수요가 있습니다.

  •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
  • 의심 거래 탐지 알고리즘
  • 규제 기관 보고 자동화

3. 보안 아키텍처 설계

카드사들의 테크 조직 강화는 보안 전문 개발자의 수요 증가를 의미합니다.

  •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 설계
  • 암호화 및 키 관리 시스템
  • 침입 탐지 및 대응 시스템
  • 데이터 접근 권한 관리

4. 정산 시스템 현대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정산 프로세스도 바뀔 수 있습니다.

  • 실시간 정산 (T+0) 가능성
  •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 자동 정산
  • 다중 통화(원화, USDC 등) 정산 처리

남은 불확실성

다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있습니다.

규제 측면

  • 디지털자산 기본법: 국회 제출 시기 불확실
  • 발행 주체 논란: 금융위(비은행 참여 가능) vs 한국은행(은행 과반 컨소시엄만)
  • 스테이블코인 카드 서비스: 법적 가능 여부 미확정

기술 측면

  • 블록체인 처리 속도: 기존 카드 승인망(초당 수천 건) 수준의 TPS 확보
  • 안정성: 스테이블코인 가격 안정성 유지 메커니즘
  • 상호운용성: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및 호환

맺는 글

카드업계의 스테이블코인 준비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 인프라와 고객 기반을 활용해 새로운 결제 수단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새로운 기회를 의미합니다.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블록체인 기술을 함께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규제 환경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기술적 준비를 하면서도 법적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드사들이 PoC를 진행하고 상표를 출원하는 것처럼, 개발자도 관련 기술 스택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현명한 접근일 것입니다.


참고 기사